50인 미만 시행 ‘카운트다운’ 들어간 중처법…‘1월 임시국회’ 변수되나

고용부ㆍ경영계 “27일 전 반드시 유예안 처리” vs 노동계 “유예 시도 멈춰라”

중대재해처벌법 50인 미만 적용 유예안 처리가 12월 임시국회에서도 불발됐다. 고용노동부와 경영계는 유예안 처리 불발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으나 노동계는 당연한 결과라는 입장이다. 이달 15일부터 열리는 1월 임시국회에서도 유예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중대재해처벌법은 27일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에도 전면 시행된다.

9일 열린 12월 임시국회 본회의가 종료됐지만 중대재해처벌법 상시 50인 미만 사업장 적용 유예안은 처리되지 않았다.

여야는 지난 12월 '2+2 협의체' 안건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유예안을 채택해 합의를 시도했지만 불발됐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정부와 여당의 유예안에 대해 지난달 4일 '조건부 유예안'을 제시했다. 홍 원내대표가 제시한 조건은 ▲법 적용 준비 부족에 대한 정부의 사과 ▲향후 법 적용을 위한 분기별 구체적 준비계획ㆍ예산 지원 방안 마련 ▲2년 유예 후 시행을 약속하는 정부ㆍ경제단체의 공개 입장 표명이다.

 
이에 정부와 여당은 지난달 27일 당정협의회를 통해 '중대재해 취약 분야 기업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이어 경제 6단체(대한상공회의소ㆍ중소기업중앙회ㆍ한국경영자총협회ㆍ한국경제인협회ㆍ한국무역협회ㆍ한국중견기업연합회)도 "2년 유예 적용 이후엔 추가적인 유예를 요구하지 않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해당 조치들만으로는 중대재해처벌법 유예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용부ㆍ경영계 "27일 전 반드시 처리"

고용노동부와 경제 6단체는 즉각 유감을 표하며 1월 임시국회에서라도 유예안이 처리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야는 1월 15일부터 1월 임시국회를 열기로 했다. 본회의는 1월 25일과 다음달 1일 열린다. 유예안은 1월 25일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하면 예정대로 27일 시행된다.

고용노동부는 "법 시행을 앞두고 중대재해 예방 체계를 갖추고자 적극 노력했음에도 84만 영세 중소기업들이 현실적인 어려움을 호소한 상황"이라며 "경제 6단체에서 2년 유예 이후 추가 연장을 요구하지 않을 것임을 약속한 상황에서도 유예안이 처리되지 않은 것은 중소기업의 어려운 현실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중소기업은 특성상 대표가 경영의 모든 부분을 책임져 대표 처벌 시 폐업뿐 아니라 일자리 축소로 인한 근로자 피해가 예상된다"며 "현장의 절박한 호소를 고려해 국회는 법 시행일인 이달 27일 전에 적극적인 법 개정 논의와 신속한 입법 처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제 6단체도 공동성명을 통해 "83만 영세 사업장들의 절박한 호소에도 불구하고, 국회에서 유예안을 논의조차 하지 않은 것에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경영계가 더 이상의 추가 유예를 요구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상황에서도 반대하는 노동계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며 "유예안은 영세 사업장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자는 취지인 만큼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이 전향적인 결정을 해 27일 전까지 유예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촉구했다.

노동계…"당연한 결과, 추가 시도 멈춰야"

반면 노동계는 추가 유예 시도를 멈추고 50인 미만 사업장의 산업재해 방지를 위한 지원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9일 국회 본회의에서 유예안이 처리되지 않은 것은 당연한 결과"라며 "유예안은 50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의 죽음 위험을 방치한 채 사업을 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산재로 죽은 사람의 목숨은 유예되지 않는다"며 "중대재해처벌법은 27일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에도 전면 시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명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노동안전보건실장도 "정치권은 이제 추가 유예 시도를 멈추고 어떻게 50인 미만 사업장을 지원할지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며 "고용부도 재탕 대책 발표와 유예 촉구를 멈추고 영세사업장 지원방안을 착실히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